사랑하는 평택대학교 교수님과 직원 여러분,
주님의 이름으로 인사드립니다. 총장 이동현입니다.
입추와 처서가 지나도 여전히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한여름의 뜨거운 기운은 서서히 누그러지며, 어느덧 새 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면서 고등교육 정책에도 많은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우리 대학의 미래를 계획함에 있어 반드시 인식해야 할 흐름이기에 몇 가지를 먼저 생각해 봅니다.
이재명 정부의 교육정책 전략은 ▲미래산업·AI 혁신, ▲지역균형발전, ▲디지털·공교육 혁신, ▲인문·문화 교육, ▲청년복지 등으로 키워드를 정리할 수 있습니다.
몇 가지 주요 정책을 구체적으로 보면,
먼저,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입니다. 전국 거점 국립대 9개 내외를 서울대 수준의 연구중심 대학으로 육성하고, 대규모 재정과 인프라를 집중 지원하겠다는 것입니다. 교수 인건비의 상한을 완화하고, 첨단 연구인프라를 확충하고, 국제 공동연구를 확대하겠다는 것입니다.
이 정책은 수도권이 아닌 지방, 사립대가 아닌 국립대, 중소형 대학이 아닌 대형대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수도권 중소형 사립대학인 우리 대학으로서는 커다란 도전이 아닐 수 없습니다.
둘째, AI 고속도로, AI 강국 정책입니다. 2030년까지 AI 3대 강국을 목표로 GPU·데이터센터·AI 인프라를 대폭 확충하고, 대학과 연구기관에 대한 AI 연구개발 및 인재양성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것입니다.
셋째, 인문학 교육과 K-컬처(문화강국·글로벌인문·한류교육), 직업교육 혁신, 평생교육 확대, 오픈유니버시티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입니다.
넷째, 대학생 장학금 확대, 주거복합지원센터, 배움복지 강화 등 학생복지를 강화하겠다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정치적, 정책적 환경변화와 함께 학령인구 감소, 인서울대학 집중현상 가속화, 사립대학의 재정난 등의 사회적 도전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이제, 이러한 정부 정책과 사회적 변화의 흐름 속에서 우리 대학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길을 걸어야 할지를 함께 고민하고자 합니다.
첫째, RISE 사업을 통한 지역혁신의 중심대학으로 굳건히 자리잡아야 합니다.
지난 7월 23일, 우리 대학이 주관대학으로 선정된 <평택형 RISE사업>이 공식 출범했습니다. 향후 5년간 매년 20억 원씩, 총 100억 원의 재정을 지원받고, 별도로 평택시의 추가 지원도 받게 됩니다. 반도체, 모빌리티, 신재생에너지, 물류, 안보, 다문화 등 6대 핵심 분야에서 혁신과제를 수행할 예정입니다. 앞으로 혁신과제의 범위를 더욱 확대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라이즈 사업 선정은 단순한 재정지원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과거 정부 평가에서 여러 차례 탈락한 쓰라린 경험이 있는 패배의식에서 벗어나 혁신대학의 선도자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었다고 자부합니다. 또한 평택형 라이즈를 제안함으로써 지역산업과 함께 성장하는 상생협력의 허브로 도약할 기회입니다.
둘째, AI·디지털 융복합 교육을 강화해야 합니다. 모든 신입생을 위한 AI 리터러시 교과목을 필수화하고, 전공별 AI+X 융합 교과목을 확대해야 할 것입니다. 비교과 인증제와 산학연계 프로젝트를 통해 실무 중심의 AI 인재를 양성해야 합니다. 지난해와 올해에는 반도체 인력 양성을 위해 매년 국비 15억원을 지원받는 부트캠프 사업을 비롯한 반도체 분야에서 5번의 안타 또는 홈런을 기록한 바 있는 우리 대학이 앞으로는 AI 분야에서도 그와 같은 성과를 달성해나가야 합니다.
셋째, 대학혁신지원사업을 통한 교육혁신대학으로 성장해 나가야 합니다. 그간 1주기부터 3주기까지 여러 안타까운 사연들을 만들어내며 탈락의 고배를 마셨습니다. 매번 아쉬운 순간들이 많았고, 그 결과는 참으로 뼈아팠습니다. 여러분 모두의 노력으로 이번에는 해냈습니다.
향후 3년간 약 50억 원의 재정을 확보했습니다. 이 재원을 활용해 학사구조 혁신, 연구인프라 확충 등 우리 대학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잠시 후 이에 대한 장희선 본부장의 설명이 있을 것입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올해는 당초 예상한 20억 원 이상에 못미치는 10억4,500만원을 지원받게 된 점입니다. 그러나 올해 신규 진입대학에 대해서는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교육부의 예상치 못한 방침에 따라 그동안 많은 우여곡절을 거쳐 간신히 10억 4,500만원을 지원받게 된 것이 불행 중 다행이라고 생각됩니다.
넷째, 대학재정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어야 할 것입니다.
내년 하반기부터 크게 호전될 것으로 보이지만, 올해는 우리 대학의 재정으로는 가장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입니다. 세코가 지원하기로 약속한 142억원 중 마지막 14억원이 들어오는 올해를 잘 넘김으로써 내년부터 재정적 자유를 맞이하는 새해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함께 희생하고 헌신해야 할 것입니다. 대학의 재정은 단순히 운영을 위한 자금이 아니라, 우리 학생들의 배움과 성장을 위한 토대입니다. 안정적인 재원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교육의 질도, 연구의 성과도, 학생들의 미래도 지켜낼 수 없습니다.
우리의 현실은 녹록치 않습니다. 한정된 재원으로 교육과 연구를 지원하고, 학생들의 생활을 돌보며, 동시에 노후된 건물과 기자재를 고쳐야 합니다. 이 모든 과제 앞에서 재정적 어려움은 단순히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곧 대학의 존립과 직결된 절박한 과제이며, 우리 모두가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다섯째, 학생들을 위한 교육시설과 학생복지를 확대해야 할 것입니다.
현재 25개 학과에 대해 과방을 마련해주고, 동아리를 지원해주는 등 학생프로그램을 확대해오고 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생각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경기도와 농협의 지원을 받아 9월부터 천원 매점을 운영해 학생 생활비 부담을 덜어주게 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입니다.
여섯째, 피어선 정신의 구현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실천할 것입니다.
지난 5월 19일 PTU3.0 선교비전 선포식을 시작으로, 교목실 주관 하에 50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여름방학 기간 동안 여러 기독교 단체들과 협력하여 기독교 캠프를 개최하였습니다. 총 2,500여 명의 중·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이 참가하여 의미 있는 신앙 체험과 교육의 기회를 가졌습니다. 부가적으로 약 8천 5백여 만 원의 발전기금을 유치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유학생교회 컨퍼런스(CICA)”라는 단체에서는 카이스트, 서울대, 건국대, 성균관대, 서강대 등 전국 주요 대학 소속의 유학생 350여 명과 교수 20여 명이 참석하였는데요. 피어선 박사의 선교 비전과 본교의 창학정신, 학교의 역사 등을 소개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 대학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와 관심이 확산되었고, 이후 수련회와 컨퍼런스 장소로 정기적으로 활용하고 싶다는 요청도 받았습니다.
그러나 폭염으로 생활관의 에어컨 실외기가 잇따라 고장 나면서 생활관에 머물던 학생들이 큰 불편을 겪는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다행히 교직원 여러분들의 발빠른 대응 덕분에 위기를 극복했지만, 노후시설로 인한 예상치 못한 상황은 향후 학생 교육과 대관사업을 추진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과제임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우리는 변화무쌍한 교육환경 속에서, 단순히 흐름에 떠밀리는 배가 아니라, 스스로 돛을 올리고 항로를 개척하는 선장이 되어야 합니다. 배가 가장 안전한 곳은 항구이지만, 배의 진정한 의미는 항해에 있다는 존 A. 쉐드(John A. Shedd)의 말처럼, 우리 대학도 안전하고 익숙한 틀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끝없는 혁신과 도전 속에서 성장해야 합니다. 다가올 강력한 태풍이 예견되는 가운데, 어쩌면 이미 태풍의 눈 속에 갇혀 고요함으로 위기를 잊은 채 항구에 머무를 수는 없는 것입니다. 우리는 ‘대학의 위기’라는 다가올 큰 태풍을 피해 살 길을 찾아나서야 합니다.
2025학년도 2학기를 시작하며 저는 교수님들과 직원 선생님들께 다음의 몇 가지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첫째, 우리 모두가 ‘대학의 운명을 내 손으로 책임진다’고 결심해야 합니다.
루소는 「사회계약론」에서, “진정한 자유는 공동체와 맺은 사회적 계약 속에서, 모두가 책임을 나누고 함께 결정할 때 실현된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우리 대학 현실에 비유하면, 대학의 미래는 총장이나 대학본부, 특정집단이 아닌 우리 모두의 몫입니다. 우리 모두가 ‘남의 일’이 아니라 ‘나의 일’로 여기며 공동의 목표를 향해 힘을 모을 때, 비로소 대학은 살아 움직이는 진정한 공동체가 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우리 대학의 재정은 우리 모두의 손으로 지켜야 합니다.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재정 확충에 힘을 모아야 합니다. 각 부서 단위의 지출을 절감하고, 발전기금을 유치하며, 기부문화를 확산시키는 일에 함께 나서야 합니다. 발전기금은 단순히 돈을 모으는 행위가 아니라, 우리 대학의 비전과 가치를 나누고, 동문과 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연대의 과정입니다. 교수님과 직원 선생님 한 분 한 분이 우리 평택대학교의 홍보대사이자, 기부문화 확산의 주체가 되어야 합니다.
세 번째, 교수님들께 특별히 당부 드립니다.
오늘 우리는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는 시대에 서 있으며, 정부가 추진하는 디지털 교육혁신과 인공지능(AI) 기반의 교육정책의 요구 속에 서 있습니다. 우리 역시 디지털 시대에 맞게 인식을 새롭게 하고, 우리가 길러내는 학생들이 지역과 나라에 기여하는 인재가 될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갖고 함께 성장해야 합니다.
교수님들께서는 기존의 전통적 방식에 머무르지 않고, 자율전공, 융합교육, 인공지능(AI) 활용 교수법 등 교육혁신에 선도적으로 참여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동시에, 학생 개개인에 대한 진심 어린 관심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합니다. 수업시간 뿐 아니라 학생의 생활, 고민, 진로까지 함께 살피며 진실된 마음으로 멘토가 되어주실 때, 진정한 맨투맨 캠퍼스를 실현할 수 있습니다.
네 번째 직원 선생님들께 당부 드립니다.
대학의 직원 선생님들은 단순한 행정직원이 아니라, 대학의 운영과 교육, 연구, 학생 지원을 실제로 움직이는 중심축입니다. 학생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학습하고, 교수님이 교육과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 대학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는 기반은 모두 직원 선생님들의 헌신과 전문성에 달려 있습니다.
또한, 학생과 교수뿐 아니라 지역사회와 이웃을 연결하고, 대학의 비전과 가치를 실천으로 옮기는 일도 직원 선생님들의 손과 마음을 통해 가능합니다. 여러분 한 분 한 분의 역할은 단순한 업무 수행을 넘어, 우리 공동체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는 사명입니다. 디지털 행정 혁신,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과 학생 중심의 서비스 등 대학의 모든 변화와 혁신은 직원 여러분의 참여와 헌신 없이는 실현될 수 없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책임과 열정을 다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존경하는 교수님과 직원 선생님 여러분,
골로새서 3장 23절은 이렇게 말합니다.
“무슨 일을 하든지 사람에게 하듯 하지 말고,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하라.”
여러분의 모든 헌신과 노력은 단순한 업무가 아니라, 하나님께 드리는 사역입니다. 우리가 한마음으로 믿음과 열정으로 나아간다면, 하나님께서 반드시 우리 대학을 축복하시고 새로운 길을 열어 주실 것입니다.
평택대학교의 113년 역사는 믿음과 도전, 그리고 헌신의 역사였습니다.
이제 우리는 AI와 기독교 가치가 융합된 윤리적 혁신대학으로 도약해야 할 시점에 서 있습니다.
다가오는 2학기, 우리 모두가 한 배의 선장이 되어 새로운 항로를 개척합시다.
안전한 항구에 머무르는 배가 아니라, 더 넓은 바다를 향해 도전하는 평택대학교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
2025.08.28.(목) 10:00 / 제2피어선빌딩 6층 연회장